태국 계엄령 선포, 유혈시위 소강상태…신혼여행 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0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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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계엄령 선포

태국 군부가 20일 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신혼 부부 등 여행객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정보(www.0404.go.kr)에 따르면 태국 방콕 및 논타부리주 전역, 빠툼타니주 랏룸께오구, 사뭇쁘라칸주 방필구 등은 여행 중 신변 안전 유의를 요하는 1단계 '여행유의'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태국에 계엄령이 선포됐는데 급박한 상황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을 위해 태국 여행경보의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경보 2단계는 '여행자제' 단계다.

현재 태국에서는 보수 성향의 반정부 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는 이날 계엄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쿠데타는 아니라고 밝혔다.

군부 실세인 프라윳 찬-오차 태국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TV에 나와 "정국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태국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수 야권지지 국민들은 지난 11월부터 6개월 넘게 반정부시위를 벌여왔다.

프라윳 참모총장은 성명에서도 "방콕 주변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요사태와 심각한 혼란이 빚어질 수 있어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부가 나선 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이니 놀라지 말고 평상시처럼 행동하시길 바란다. 이건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했다.

태국 군부는 지난 2006년 쿠데타를 벌여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축출한 바 있다.

반정부시위는 지난해 11월 잉락 친나왓 총리의 친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한 사면법이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태국 민주당 소속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시위대는 이후 6개월 동안 정권퇴진 운동을 벌어왔다.

반정부 시위로 28명이 숨지고 800여명이 다치는 등 태국 사회의 갈등은 극도로 깊어졌다.

지난 7일 잉락 친나왓 총리가 권력을 남용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서 해임되자, 시위대는 중립적인 인물을 선정해 새 과도 총리로 임명하겠다며 오는 26일까지 대대적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에 정부에 이를 알렸는지는 확실치 않다. 1932년 군주정이 종식된 이래 태국 군부는 총 18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11차례 성공한 바 있다. 태국 군부는 주요 정치 세력인 셈.

프라윳 참모총장은 성명에서 "군부가 지난해 시위를 감독하기 위해 창설된 현 정부의 특별 보안 지휘통제센터를 인수받을 것이며 경찰 등 보안군이 군부에 보고하도록 명령했다"고 말했다. 또한 군부가 조사를 위해 정부 관리와 개인들을 소환할 권한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계엄을 선포한 태국군은 치안과 질서 유지를 위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영장 없이 일주일 동안 범법 용의자의 인신을 구속할 수 있다. 계엄령 선포에 따라 언론을 검열, 통제하고 우편, 통신을 중단시키거나 조사할 수 있으며, 모든 건물과 장소를 압수 수색할 수 있다.

한편, 태국 군부 계엄령 선포에 따라, 반정부 시위대는 당분간 시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친정부 시위대 역시 계엄령 선포 직후 20일 예정했던 거리 행진 시위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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