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탑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채 갑자기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가 인도양 남부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 16일 만에 ‘해상 추락’과 ‘전원 사망’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24일 오후 10시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종된 여객기가 호주 퍼스 서쪽의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위성회사 인마샛이 제공한 데이터를 토대로 내린 결론으로 아직까지 해상에서 잔해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라작 총리는 이어 “유족들에게 깊은 슬픔과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항공 측도 이날 탑승객과 승무원 가족들에게 남인도양 추락 사실을 통보하며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성명을 통해 “그 어떤 합리적 의심을 넘어 이제는 MH370을 잃었고 탑승객 모두가 살아남지 못했다고 추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25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말레이시아항공 실종 여객기에 대한 수색작전이 집중되고 있는 인도양 남부 해상에서 추락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각국 군용기에 속속 발견된 바 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24일 공군 P-3 오리온기 승무원들이 남인도양에서 추락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2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애벗 총리는 “하나는 회색 또는 녹색의 원형 물체이고 다른 하나는 주황색의 직사각형 물체”라면서 정확한 확인을 위해 해군 보급선을 현지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여객기가 추락한 8일 이후 지루한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잔해 회수에 기대감을 보였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 대행은 이날 “호주 해군 보급선이 수 시간 내에, 늦어도 내일 오전까지는 잔해 추정 물체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단서들이 나오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결정적인 것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군용기들도 이날 남인도양 해상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2개의 부유 물체를 발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큰 물체 주변에선 반경 수 km에 걸쳐 하얀색을 띤 작은 물체들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승무원들은 이를 호주 당국 등에 보고하는 한편 남인도양으로 향하고 있는 자국 쇄빙선에도 알렸다.
한편 추락기 조종사들이 ‘긴급사태 매뉴얼’에 따라 비행고도를 낮췄다는 주장이 나왔다. 추락기의 항로 변경이 납치 등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긴급 상황 때문이라는 얘기다.
CNN은 23일 추락기 수색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여객기가 기수를 믈라카 해협으로 변경한 뒤 고도를 1만2000피트(약 3657m)까지 급격히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비행 중 항공기의 허용 최저고도는 2만3000피트(약 7000m)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 덕분에 추락기가 항공기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다른 비행기와 충돌하지 않고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잉777기(추락기와 같은 기종)가 갑자기 항로를 변경하려면 2분이 걸리는데 그 사이 긴급 신호를 보낼 수 없었던 것으로 볼 때 통신을 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 따른 항로 변경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종사들의 고의 사고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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