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바 얼굴 뵙고 마지막 인사” 새벽부터 수천m 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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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시신 사흘간 일반공개

‘역사의 거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시신이 11일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만델라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인류에게 용서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 평온하게 잠든 모습이었다.

이날 새벽부터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정부종합청사 건물인 유니언 빌딩 앞에는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만델라 전 대통령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먼저 만델라의 유가족과 외국 사절단이 조문을 마쳤으며, 정오부터는 남아공 국민들의 참배 행렬이 수 km까지 이어졌다.

유니언 빌딩은 1994년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 만델라가 일하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곳. 만델라의 시신은 이날 오전 7시 국군병원에서 이곳으로 운구됐다. 대형 남아공 국기로 감싼 만델라의 관을 실은 운구차량 주위에는 경찰 오토바이가 호위했다.

거리에 나온 수만 명의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고, 흐느끼고,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만델라의 시신을 배웅했다. 두 아이와 함께 2시간이나 기다렸다는 교사 타펠로 들라미니 씨(48)는 “이번이 만델라를 볼 마지막 기회”라며 “나와 아이에게 너무도 소중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운구 행렬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62년 내란죄로 체포된 직후 머문 중앙교도소 앞을 지나고 1964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프리토리아 대법원 앞을 통과했다. 이곳에서 만델라는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악명 높은 교도소 로번 섬에서 27년간 복역했다.

남아공 정부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하루 9시간씩 만델라의 시신을 공개할 예정이다. 1시간에 약 2000명씩 참배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사흘간 5만여 명이 조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들에겐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됐으며, 한 사람이 여러 번 참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문을 통한 신분확인 절차도 진행됐다. 이를 위해 선거에서 투표자 확인용과 똑같은 잉크가 사용됐다고 남아공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전날 추도식에서 “유니언 빌딩을 ‘넬슨 만델라홀’로 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종차별과 압제의 상징이었던 유니언 빌딩을 평화와 단합, 민주주의와 진보의 상징으로 바꾼 것이 만델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시신은 14일 남아공 국기에 덮여 고향인 쿠누로 이동하게 된다.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비행기가 출발하는 공군기지에서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15일 쿠누에서 열리는 장례식에는 가족 친지와 남아프리카 정부 요인 등 5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토리아=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만델라#마디바#넬슨 만델라#남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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