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64)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22일 재판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을 하루 앞둔 21일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 시 중급인민법원 앞에는 정복과 사복 경찰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내외신 기자들도 세기의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법원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중국 당국은 법원 인근 지화 호텔에 임시 취재센터를 설치하고 사전등록을 한 기자들에 한해 취재허가증을 발급해줬다. 취재진을 통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번 재판을 반부패 전선의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하루 취재를 신청한 기자는 200명이 넘었다. 택시운전사 자오더창(趙德强) 씨는 “오늘 하루에만 법원 가는 승객을 3번 태웠다”며 “외국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법원 측은 보 전 서기에 대한 재판이 22일 오전 8시 30분 제5심판정에서 열린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청사 앞 게시판에 붙여 놓았다. 공고문을 보면서 선고 결과를 점치는 행인들도 많았다. 그동안 공안이 엄격하게 통제했기 때문인지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재판 때 있었던 좌파 세력의 집회나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중국은 우유즈샹(烏有之鄕) 등 보 전 서기 지지 성향의 웹사이트를 일시 폐쇄하고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퍼뜨린 이들을 체포하는 등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2012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사라진 보 전 서기 모습의 공개 여부다. 한때 상무위원 후보로도 거론된 그는 낙마 이후 단식 등을 하며 항의해 왔다고 전해진다.
누가 증언할지도 관심사다. 부인 구 씨나 이번 사건 폭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시 공안국장이 나설지 주목된다. 법정에서 펼쳐질 변론도 관심거리다. 이 밖에 보 전 서기의 지지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 보 전 서기의 3개 혐의 가운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직권남용 부분에 대한 재판이 미리 열렸다고 21일 보도했으나 이날 법원에서는 별다른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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