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장례식에서 스타로 떠오른 ‘철의 손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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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맨다 대처, 유족 대표로 성경 낭독… 전세계 중계 행사서 실수 한번 안해
“우리 집안 혈통이 좀 그런 것 같아요”

“철의 손녀(Iron Granddaughter)가 장례식을 훔쳤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을 통해 손녀 어맨다 대처(19)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고 영국 언론이 18일 일제히 보도했다.

어맨다는 17일 영국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거행된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유가족 대표로 대처 전 총리가 생전에 좋아했던 성경구절 에베소서 6장 10∼18절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또렷한 음성으로 완벽하게 읽어내 극찬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 세계에 중계된 큰 행사에서 전혀 떨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열정적인 태도와 미국식 악센트로 청중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데일리메일은 대처 전 총리의 별칭이었던 ‘철의 여인’에 빗댄 ‘철의 손녀’라는 제목을 달고 “대처의 19세 손녀가 완벽한 낭독으로 장례식을 훔쳤다”고 보도했다.

장례식이 끝난 뒤 어맨다와 이야기를 나눈 롭 윌슨 영국 보수당 의원은 “어맨다가 할머니를 대단히 존경하고 사랑했다고 느껴졌다”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여성이고 우아한 매너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윌슨 의원은 “그녀에게 ‘어떻게 그렇게 자신감 넘치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혈통이 좀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하더라”고 소개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어맨다에 대해 “완벽했다” “절대 음감” “멋진 모자, 뛰어난 외모, 완벽한 낭독” 등의 평가를 내린 글들이 올라왔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대처가 생전에 매우 사랑했던 어맨다와 오빠 마이클(24)은 대처의 아들인 마크 경과 그의 첫 번째 부인 다이앤 버그도프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들은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부모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냈다.

그런데 마크 경이 2004년 적도기니 쿠데타에 연루된 혐의로 남아공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되자 버그도프는 두 자식을 데리고 미국 댈러스로 돌아왔고, 마크와 다이앤은 이혼했다. 미국 정부의 거부로 마크 경이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해 부친을 못 보게 되자 어맨다는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당신은 딸들에 대한 당신의 느낌을 기억해 주세요. 제 아빠가 빨리 미국에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요청했으나 답장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댈러스에서 모친과 함께 살고 있는 어맨다는 지난해 리치먼드대에 입학했다.

런던=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철의 손녀#아맨다 대처#대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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