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뜻하게 ‘코리아 스타일 원조’]<4>베트남 후에市마스터플랜 수정계획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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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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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도시 리모델링… 한 차원 높은 원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후원 아래 수주한 베트남 중부 ‘후에 시 마스터플랜 수정계획’. 도화엔지니어링-한아도시연구소 컨소시엄
 팀이 베트남 공무원들과 지도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류대호 도화엔지니어링 상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후원 아래 수주한 베트남 중부 ‘후에 시 마스터플랜 수정계획’. 도화엔지니어링-한아도시연구소 컨소시엄 팀이 베트남 공무원들과 지도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류대호 도화엔지니어링 상무.
《 출범 22년을 맞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초기의 해외 봉사활동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원조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원조공여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베트남에서 ‘후에 시(市) 마스터플랜 수정계획’을 수주한 것은 KOICA의 변신을 보여주는 사례. 이 사업은 경주시와 같은 고도(古都) 후에 시를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키우는 한편 베트남 6대 도시로 성장시키려는 장기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 이는 원조 선진국 일본도 부러워하는 사업이다. 》

지난해 10월 말 베트남 중부 후에 시 도심의 단층건물. KOICA의 후원 아래 도화엔지니어링과 한아도시연구소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후에 시 마스터플랜 수정계획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후에 시가 1999년 이후 도시계획에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 도시계획을 짜야 했다.

“흐엉 강의 홍수가 문제다. 상류에 댐을 여러 개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쌀 재배 문화 탓인지 베트남 사람들은 집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복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있어 범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득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류대호 도화엔지니어링 상무)

“유네스코가 역사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카이딘 왕릉 주변에 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지어져 있다. 이곳을 경관구역으로 지정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한지만 한얼문화연구원 조사연구실장)

“현재 프랑스의 지원으로 짝수 해에 축제가 열리고 있다. 홀수 해에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제안하는 게 어떨까 한다.”(강봉준 한아도시연구소 부사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역사상 가장 많은 돈(3500만 달러)을 들여 건설한 꽝남 중앙종합병원. 건물에 한글 이름이 보인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병원’으로 부른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역사상 가장 많은 돈(3500만 달러)을 들여 건설한 꽝남 중앙종합병원. 건물에 한글 이름이 보인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병원’으로 부른다.

후에 시 도시계획 사업 수주는 KOICA의 사업 중 새로 개척한 분야. 그동안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주둔했던 중부지역에 병원이나 학교를 짓는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무상원조 역사상 가장 많은 돈(3500만 달러)을 들여 지은 꽝남중앙종합병원(베트남 6대 중앙병원 중 하나)도 이 지역에 있다.

도화-한아 컨소시엄은 2030년까지 후에 시를 중부지역 핵심도시로 성장시키는 큰 목표를 세웠다. 후에 시는 19세기 초 응우옌 왕조의 수도로서 후에 성(城)과 왕릉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많은 역사도시다. 구시가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건물도 많아 보존가치가 높다. 컨소시엄은 역사문화도시의 장점을 살리는 한편 흐엉 강의 범람을 막고 수변관광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컨소시엄은 이미 2차에 걸친 중간보고를 끝내고 2월 초에는 마스터플랜 초안을 만들어 후에 시와 후에 성(省)에 보고할 예정이다.

지역의 미래가 걸린 일이니 만큼 후에 시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도심 한가운데 웬만한 연구소가 들어가도 좋을 정도로 널찍한 대지에 단층건물을 통째로 내줬다. 또 도시계획과 직원까지 파견해 베트남 공무원과의 협조가 필요한 분야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KOICA의 협조로 후에 시는 역사도시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했다. 두 도시 간 협조 과정에서 경주시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을 정도. 레휴 푹 후에 시 도시계획과 과장은 “후에 시장과 후에 성장이 마스터플랜 수정에 관심이 많고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열린 후에 성 인민위원회 중간발표에서 평가가 아주 좋았다”고 귀띔했다.

류대호 상무는 “우리 초안을 보면 70개의 크고 작은 도시계획 사업들이 생기는데 되도록이면 한국 기업이 참여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보다 세부적인 지구단위 계획도 우리 컨소시엄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KOICA 베트남사무소 부소장은 “베트남전쟁 때 군인을 파견한 우리로서는 베트남에 빚이 있다”며 “앞으로도 후에 시 도시계획 사업처럼 베트남을 도우면서 한국 이미지도 좋아지는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에=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코이카#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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