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국익은 中과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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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조사국 보고서 발표 “센카쿠-난사 충돌 가장 걱정”
“한국인들에게 독도는 종교같은 헌신대상” 표현도

지난해 말 미국외교위원회(CFR)는 2013년 지구촌 분쟁 가능성을 지역별로 전망하면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중국과 인근 국가들의 분쟁은 가능성이 매우 높고 ‘미국의 국가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해상 영토 분쟁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미국의 7대 국가이익을 규정했다. ‘동아시아의 해상 영토분쟁: 의회를 위한 이슈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동해와 황해를 둘러싼 아시아 국가들의 분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의회가 주목해야 할 정책 이슈를 제시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장 큰 국가이익은 중국과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동맹국인 일본과 필리핀이 각각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난사(南沙) 군도를 놓고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미국이 여기에 말려드는 것. 강대국이 약소국과의 동맹관계 때문에 다른 강대국과의 분쟁에 휘말리는 ‘연루의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필리핀 간 상호방위조약의 대상에 필리핀이 주장하는 바다와 섬들이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중국과 필리핀이 분쟁을 벌이면) 미국은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동맹 국가를 지원하고 동시에 무력 사용을 억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섬들을 기점으로 12해리의 영해와 200해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선포해 미국의 정찰 활동을 명백하게 막는 경우에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중국과 분쟁을 벌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외에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국가이익으로 △자유로운 해상 통상 통행로 유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평화와 안녕 유지 △폭력 사용과 강압이 아닌 규칙에 따른 역내 질서 확립 △인근 해역에서 활동하는 미 해군의 안전 △분쟁에 개입된 국가들과의 동맹과 조약 관리 △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의 안녕 등이다.

한편 보고서는 동해와 독도 문제를 언급하면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했다. 하나의 바다에 하나의 이름을 사용하는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미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보고서는 한국이 독도를 1950년대부터 행정적으로 점유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한국인들이 독도에 대해 일종의 종교와 같은 헌신을 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센카쿠#난사#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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