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굶주린 아버지, 아이 잡아먹다 처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8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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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타임스, 日 북한 전문 매체 인용해 보도

지난해 최악의 기근이 발생한 북한 황해도 지역에서 굶주림을 못 이긴 한 남성이 자식을 먹으려고 죽였다가 적발돼 처형된 일이 있었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내부에 네트워크가 있다는 일본 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황해남도의 한 관리는 자신의 마을에서 "작년 5월 아이 둘을 죽이고 먹으려 한 아버지가 총살됐다"면서 "아내가 장사를 나간 사이 딸을 노렸는데 아들에게 목격되자 같이 살해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이 남성이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고기가 생겼다'고 권했지만, 아이들이 안 보이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아내가 보안부에 신고했고 결국 마루 밑에서 아이들의 시신 일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손자의 무덤을 파 시신을 먹은 할아버지가 체포되기도 했고, 지난해 5월 황남 해주에서는 11명을 죽이고 인육을 돼지고기로 속여 판 남자가 총살되기도 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전했다.

황남 청단군에서는 "배고픔에 정신이 나간 부모가 아이를 가마에 삶아 먹다가 잡힌 사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극심해 인육을 먹는 사례가 있다는 증언은 몇 년 전부터 소개됐으며 지난해 통일연구원 보고서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9~12월 황해도 기근 특집 기사를 시리즈로 싣고 이런 참상을 전하면서 적어도 1만 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노동당 간부는 5~6월에 황해도 일대의 농촌을 방문했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늙은 부모를 쫓아내거나 아이를 버리는 일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황해남도의 한 병원 직원은 "1, 2월과 5월이 가장 비참했으며, 많을 때는 하루 서너 구의 시신이 실려왔다"면서 "나무가 없어 관을 짜거나 화장을 하지 못하고 시신을 가마니에 말아 교외에 묻었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신문은 황해남도에서 최악의 기근이 일어나 2만 명이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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