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여군 전투병과 허용’ 발표…“전투력 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5일 0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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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여군에 대한 전투임무 배치 금지 규정을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여군들은 전투현장에서도 용맹과 희생을 보여줬으며, 군사작전 수행에서 큰 기여를 했고 늘어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복무 능력을 확인시켜주었다"며 새로운 방침을 천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일 여군들에게도 전투병과를 허용할 시기가 됐다면서 성 차별 장벽을 없애야 한다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의 건의(서한)를 수용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규정을 설명했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행사에 참석, "미국민이 갖고 있는 위대한 다양성의 힘을 모두 활용할 때 우리 군의 능력은 더 제고되고 강력해진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1994년 여군에 대해선 포병과 보병, 기갑병 등 전투병과에 배치하지 않는 규칙을 만들어 시행해왔으나, 미국의 일부 시민단체들은 여군들의 전투 업무 참여 제한 규정이 성 차별에 해당된다면 폐지를 요구했다.

패네타 장관의 이번 발표로 여군들도 대대급 전투부대에 배속돼 실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 규칙은 입법절차가 필요 없는 하위법령이어서 의회에 시행 30일전 개정 사실을 통지하고 대통령 승인을 받으면 된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펜타곤의 새로운 규칙을 승인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재선 취임 연설에서 평등 원칙을 강조했다.

상원 국방위원회 주요 의원들도 국방부의 새로운 지침을 환영했다.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여군이 이미 전 세계 전장의 각 분야에서 위험하고 힘든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패네타 장관의 발표를 지지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여군에게 최전선에서 전투할 기회를 준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군에는 23만7000명의 여군이 근무하고 있다. 여군 비율은 전체 미군(140만 명)의 14%에 달한다. 여군 가운데 5000명은 해병대 소속이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과 해병대의 보병, 포병, 기갑 특수작전을 중심으로 남성만 배치했던 보직 23만개가 2016년 1월까지 여성들에게 개방된다.

또 육군과 해병대 등에서 '전투현장' 경험을 승진 평가에 크게 반영해온 점을 감안하면 여군들의 승진 제약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육군의 델타포스와 레인저, 해군의 네이비실과 같은 특수부대는 여군들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해병대 등의 훈련과정에 참여한 여군이 모두 2주 안에 힘든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등 '체력차이'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여군의 수가 증가하는 최근의 흐름을 반영한 "획기적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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