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한국 이어 中에도 ‘화해의 손짓’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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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 공무원 상주 유보… 내달 특사 파견” 日언론 보도
독도 제소-신사참배도 미룰듯

일본의 차기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가 한국에 이어 중국에도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실효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공무원 상주를 유보하고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아베 총재는 22일 야마구치(山口) 현 나가몬(長門) 시에서 부친의 묘소를 찾은 다음 기자들과 만나 “일중 관계는 매우 중요한 2국 관계로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센카쿠에 공무원을 파견하겠다는 자민당 정책 공약과 관련해 “공무원 파견 검토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재의 발언을 두고 “아베 총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센카쿠에 공무원을 상주시키기로 한 자민당의 공약 실행을 유보하기로 의향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재는 또 내년 1월쯤 중국에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를 특사로 파견할 예정이다. 고무라 부총재는 그동안 일본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주장하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반대해 온 인물이다. 올해 5월엔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당시 국가 부주석이었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만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재는 자민당이 공약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행사의 정부 주최를 유보하고 조만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특사를 파견해 정상회담을 제안하기로 했다.

아베 총재는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단독 제소와 한국 중국 등이 반발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재는 총선 압승 후 17일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수정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선 전후 아베 총재의 변신에 대해 “애초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가 그것을 실행하지 않는 것을 상대국에 대한 선물로 여기는 아베류 외교”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센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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