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협 “참사 막기 위해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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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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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매장서 소총 철수, 사모펀드 “제조사 지분 매각”
콜로라도서 또 총격 4명 사망
“우리 학교서도 사고 날라” 11세 초등생 총들고 등교도

미국 코네티컷 주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후 침묵을 지키던 전미총기협회(NRA)가 참사 나흘 만인 18일 처음으로 애도성명을 발표했다.

NRA는 다섯 문장으로 된 짧은 보도자료에서 “총 400만 명의 회원을 가진 우리는 끔찍하고 무분별한 뉴타운 참사 소식에 충격 비애 침통함을 느낀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기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NRA는 2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NRA는 총기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곧바로 애도성명을 발표하고 ‘총기규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NRA가 나흘 만에 공식 반응을 보이면서도 총기규제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NRA가 총기규제 반대를 누그러뜨릴 가능성은 희박하며 총기규제 논의에 일정 수준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이날 분석했다.

이번 참사 후 총기규제 강화를 원하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투자자와 기업들이 총기 관련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뉴타운 참사 범인이 사용한 부시마스터 소총을 제조하는 프리덤그룹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는 매장에서 부시마스터 소총을 비롯한 반자동 소총을 모두 철수시켰다.

총기규제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 금지법 부활 외에 고성능 탄창 판매 제한, 총기전시회 불법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한 총기규제 노력에 찬성하고 있다”며 “대책이 수주 내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콜로라도 주에서는 이날 30대 남성이 출옥한 지 6시간 만에 전 여자친구와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콜로라도는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올 7월 오로라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다.

또 유타 주의 웨스트컨스 초등학교에서는 17일 11세 소년이 코네티컷 참사가 자신의 학교에서도 일어날까봐 두려워 총을 가지고 등교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시간 주 의회는 학교 병원 어린이집 등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같은 당 소속 릭 스나이더 주지사가 이에 서명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총기규제#N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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