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 의혹 아라파트 유해 발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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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의사들 뼛조각 샘플 채취, 佛-러 등서 검사… 수개월 걸릴듯

8년 전 사인 불명으로 급사해 암살 의혹이 불거졌던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사진)의 유해가 독살 여부 조사를 위해 27일 무덤에서 파내졌다. 영국 BBC방송은 “라말라 시 자치정부 청사 내 석관묘에 안치돼 있던 아라파트의 유해가 이날 근처 사원으로 옮겨졌으며 팔레스타인 의사들이 뼛조각 샘플을 채취했다”고 보도했다. 채취한 샘플은 사인 조사 작업에 참여한 프랑스 스위스 러시아 과학자들이 각자 자국으로 가져가 방사능 검사를 할 예정이다.

35년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이끈 아라파트는 75세의 고령이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다가 2004년 10월 자치정부 청사에서 이스라엘 탱크부대에 포위되어 있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2주 뒤 프랑스 파리 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그해 11월 11일 사망했다. 당시 프랑스 당국이 그의 사인을 발표하지 않자 “에이즈 바이러스를 주입당해 살해됐다”는 등 온갖 루머가 나돌았다.

뉴욕타임스는 2005년 9월 8일 처음으로 아라파트의 진료 기록 사본을 입수해 “이물질 주입에 의한 과다 출혈 쇼크가 사인이었으나 독살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흔적은 없다”고 보도했다. 다시 올해 7월 알자지라 방송이 “스위스 로잔대 조사 결과 유품에서 치명적 방사능 물질 폴로늄-210이 상당량 검출됐다”고 전한 뒤 아라파트의 부인 수하 씨의 요청에 따라 프랑스 주도로 8월 본격적인 사인 조사가 시작됐다.

팔레스타인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타우피크 티라위 팔레스타인 조사위원회 회장은 “아라파트가 독살됐다는 증거가 확보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아라파트#P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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