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여아들이 비키니 차림으로…中 자동차 쇼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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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한 자동차 쇼가 중국 누리꾼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20일 상하이 데일리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행사 주최 측은 16일 열린 자동차 쇼에서 4~5세 여자아이들에게 비키니를 입혀 차량 홍보 모델로 내세웠다.

짙은 화장을 하고 비키니를 입은 어린 여아들이 성인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어린 아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며 분노의 댓글을 달고 있다.

온라인상에 퍼진 문제의 사진을 보면 비키니를 걸친 여자 아이 3명이 비키니 차림의 성인 여성 모델들과 함께 전시 중인 자동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히 한 사진에는 연두색 비키니를 입은 여자아이가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를 양손으로 붙잡은 채 성인 모델이 취할 법한 섹시한 포즈를 취한 모습이 담겨 있다.

누리꾼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비키니를 입혀 모델로 내세운 행위는 아동 착취이자 성적 학대라며 행사 주최 측과 아동 모델의 부모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 누리꾼은 "끔찍하다. 그 아이들의 부모는 돈에 미친 게 틀림없다. 어떻게 자신의 자녀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아동 모델과 관련해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 정보는 상당히 왜곡됐다"며 이를 반박했다.

주최 측은 "아동 모델들은 돈을 받고 무대에 선 것이 아니라 모델 경험을 해보는 기회를 얻은 것뿐"이라며, "아이들이 입은 비키니도 각자 집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자동차 쇼가 아이들이 모델로 나서기에 부적절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해당 아동들의 부모는 온라인상에서 일어난 논란에 대해 충격적이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아동 모델의 어머니인 A씨는 "다섯 살 딸이 재미로 모델 일을 해본 것 뿐"이라며 "내 아이의 사진이 온 사방에 떠돌고, 그 밑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을 보고 있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동 모델의 어머니 B씨는 "자동차 쇼에 집중하다보니 다른 면을 미처 보지 못했다. 이제 뭐가 잘못됐는지 알겠다. 다시는 내 딸을 그런 행사에 참가시키지 않을 거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누리꾼들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변호사는 "누리꾼들이 아이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을 마구 퍼다 나르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아이와 부모에게 더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누리꾼들에게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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