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시대 개막]짙어진 민족주의 색채… 영토분쟁 거세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시진핑 총서기 첫 연설 분석…대외정책 ‘민족주의’ 강화 예상

15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에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첫 연설에서 민족주의적 색깔을 풍기는 표현을 많이 남겼다. 그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취임 일성과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두드러진다.

시 총서기는 “우리 민족은 위대한 민족”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우리 인민은 위대한 인민” 등의 표현을 반복해 사용했다. 10분여의 연설 가운데 ‘민족’은 12번, ‘위대’는 5번 사용했다. ‘인민’(19번), ‘책임’(10번), ‘단결’(4번)도 많이 사용된 어휘다.

평소 단결을 강조하고 공산당원의 인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한 그의 일관된 원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어휘들은 후 주석과는 많이 다르다. 후 주석은 2002년 16기 1중전회가 끝나고 총서기가 된 후 첫 연설에서 ‘인민’(4번), ‘단결’(3번)을 빼곤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어휘들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5년 뒤인 2007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기조는 유지됐다.

따라서 시 총서기가 이런 표현을 집중 사용한 것과 관련해 향후 중국의 대외정책이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09년 시 총서기는 서방에 대해서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우리 일에 이러쿵저러쿵 한다”며 민족주의적 시각을 거칠게 노출한 적이 있다. 당시 서방국가들이 티베트에 대한 자치 강화 등을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따라서 시 총서기가 이끄는 향후 중국 정부는 티베트나 대만,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문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사안에 대해 더욱 비타협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티베트인들의 연쇄 분신이 이어져 티베트 사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도 전례 없이 격렬한 수준으로 진행 중이다.

시 총서기는 이날 연설에서 여러 차례 ‘좀 더(更)’를 사용하며 민생개선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인민들이 더 좋은 교육, 더 안정적인 직장, 더 만족스러운 소득, 더 믿을 만한 사회보장, 더 높은 수준의 의료와 위생서비스, 더 편안한 주거, 더 아름다운 환경을 원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이란 표현도 14번 사용됐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시진핑#연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