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오바마케어 관철… 극심한 경제위기 선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 오바마 1기 4년의 성과

‘미국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미국 유권자들이 4년 전 선택한 흑인 대통령에게 또다시 4년을 맡긴 것은 미국 현대정치사에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경제위기로 세계 각국의 집권당이 줄줄이 권좌를 내놓은 가운데 나온 결과다.

우선 다수의 미국인이 극심한 경제위기를 이겨낸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방향을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실업률 7% 이상에서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집권 후 대내적으로는 시장, 대외적으로는 힘의 논리를 앞세운 공화당의 정책기조와 달리 고삐 풀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대외관계에서 국제사회의 합의와 조화를 강조했다. 롬니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큰 정부’와 ‘유약한 대외정책’을 물고 늘어졌지만 유권자들은 다시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다.

취임 후 4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실업률을 8%대 아래로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최우선 개혁과제로 삼았던 건강보험개혁법을 관철했고 위기를 맞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정책을 통해 GM 같은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을 살려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임자가 시작한 전쟁에서 명예롭게 발을 뺐고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해 미국을 테러 위협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중동 지역에서 ‘아랍의 봄’을 지원하며 민주화를 앞당기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아시아 중시정책을 통해 미국의 외교 및 국방정책의 우선순위를 아시아권으로 옮겨놨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 사회의 주도 세력이 백인 남성에서 다양한 인종과 여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인구학적 변화를 입증한다. 새로운 주도 세력은 향후 정치 과정에 적극 참여하면서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방향이 리버럴(진보) 쪽으로 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에서는 공화당 승자가 많았지만 1992년 이후에는 민주당 승자가 더 많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흑인 대통령#재선#재정적자#리버럴#진보#공화당#민주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