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원자바오 축재 의혹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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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총리 요청으로 착수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원 총리 가족의 축재 의혹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홍콩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스(NYT)가 원 총리 일가가 27억 달러(약 2조965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원 총리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당의 공식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상무위원회는 원 총리 일가의 재산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의 초점은 원 총리 일가가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 핑안(平安)보험 지분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원 총리 어머니(90) 등이 타이훙(泰鴻)이란 지주회사를 통해 핑안보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이훙의 돤웨이훙(段偉紅·여) 대표는 원 총리 일가의 명의를 빌렸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원 총리 일가의 동의 없이 명의를 빌릴 수 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원 총리는 이번 일로 고위 공직자가 재산을 공개토록 하는 이른바 ‘선샤인 법’ 제정을 요구할 기회로 본다는 설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선샤인 법 제정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주리자(竹立家) 중국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만약 선샤인 법이 제정된다면 중국 내 부패와의 싸움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허웨이팡(賀衛方)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현직 국가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에 대한 이런 내부적 조사가 신뢰할 만한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며 “설사 원 총리가 재산 공개를 원해도 다른 고위 지도자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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