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되는 타운홀 토론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린다. 대선 후보들이 관객을 마주보고 의자에 걸터앉아 토론하며 무대를 이리저리 걸어 다닐 수도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그만큼 예상치 않은 ‘사건’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1992년 토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한 여성 관객에게서 “국가부채 때문에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아본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러면 영향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느냐”고 신경질적으로 답하더니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더 중요한 약속이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이 행동에 ‘토론에 관심이 없다’ ‘서민의 고통에 무감각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반대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그 관객에게 직접 다가가 눈을 쳐다보며 “당신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감동 전략을 펼쳐 대성공을 거뒀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답변할 때 의자에서 일어나 무대를 서성거려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길 잃은 할아버지 같다”는 혹평도 나왔다.
2000년 토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답변할 때 이유도 없이 부시 코앞까지 위협적으로 접근했다. 부시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빨리 저리 가라’는 식으로 고갯짓을 하자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2004년 토론에서 “자신이 한 결정 가운데 잘못된 3가지를 들라”는 질문을 받은 부시 후보는 “이라크 전쟁, 세금 감면, 공직 임명 3가지를 들겠다. 그런데 사실 모두 잘한 결정이었다”라고 답변했다가 횡설수설 평가를 받아 점수가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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