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구제기금 최고 2조유로로 확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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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伊 구제금융 대비… 현재보다 4배로 증액 논의
핀란드 강력반대 걸림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역내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규모를 현 5000억 유로(약 725조 원)에서 1조∼2조 유로(약 1450조∼2900조 원)까지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23일자)에서 유로존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구제금융까지 대비해 기금을 2조 유로로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더 타임스도 24일 유로존이 최소 1조 유로 이상 재원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경제 대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면 ESM의 가용 자금인 5000억 유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에 최소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금 증액 방법은 국채를 매입하는 은행들의 원금 일부(20∼30%)를 지급보증하거나 ESM 자금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재원을 늘리는 레버리지 방식이 유력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회원국들은 추가 자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ESM의 재원 증액은 ESM 협약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각국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독일 정부는 자본금 확대에 찬성하고 있으나 핀란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SM은 임시로 내년 6월까지만 운용될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같은 주요 자금을 스페인 국채 매입과 같은 위험 부담이 큰 곳에만 사용하고 필요한 구제금융의 나머지 부분은 민간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재무부는 ESM 증액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2조 유로라는 액수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ESM의 레버리지화 방안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유로존 위기의 핵심국인 스페인이 27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공공지출 축소, 증세, 연금 동결 등을 담은 대규모 긴축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25%인 실업률(청년실업률 52.9%)이 내년에 26.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1000억 유로의 은행권 지원을 EU에 요청한 스페인은 조만간 유럽중앙은행(ECB)에 국채 매입을 요구하는 방식의 전면적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그리스가 115억 유로의 긴축 시한을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연장하는 데 EU와 ECB가 합의하면 유로존 재정 위기의 큰불이 잡힐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관측이 나온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유로구제기금#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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