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제거, 무조건 사살 작전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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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참여 네이비실 요원이 쓴 ‘만만한 날은 없다’ 책 내용 공개

오사마 빈라덴(사진) 사살 작전을 수행했던 특수요원이 당시 상황을 폭로해 논란이 된 책 내용이 29일 공개됐다. 책을 단독으로 입수한 AP통신은 “빈라덴의 무조건 사살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자료”라고 지적했다.

▶본보 24일자 A20면 빈라덴 사살상황 책 낸다고? CIA 발칵

‘마크 오언’이란 필명으로 발간된 ‘만만한 날은 없다(No Easy Day)-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의 전말’은 실제 작전에 참여했던 네이비실(미 해군특전단) 요원인 맷 비조네트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비조네트가 쓴 책에 따르면 ‘선두 척후병(pointman)’ 중 한 명으로 작전에 참가했던 비조네트는 계단을 올라가던 도중 “다섯 발자국 정도 남은 상황에서” 총격이 가해지는 소리를 들었다. 앞서 들어간 척후병들은 곧장 올라간 입구 오른쪽 침실 문 쪽에서 “슬쩍 바깥을 내다보는” 빈라덴으로 짐작되는 사내를 발견했다. 비조네트가 그를 뒤쫓아 가자 침실 구석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빈라덴이 보였다. 당시 두 여성이 빈라덴의 몸을 감싸고 있었으며, 빈라덴의 머리 오른쪽에 총상으로 보이는 구멍이 분명했고 주위에 온통 피가 뿌려져 있었다. 이후 선두 척후병이 두 여성을 끌어내 한쪽에 처박은 뒤, 비조네트와 나머지 대원들이 여전히 몸이 씰룩거리고 있는 빈라덴이 미동을 멈출 때까지 6, 7차례 총을 쐈다며 당시 상황을 생생히 묘사했다. 그는 나중에 출입구에 2정의 무기가 손도 대지 않은 채 비치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썼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책의 출간은 그간 ‘소문’과 ‘추측’으로만 무성했던 빈라덴 무조건 사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미 정부와 국방부가 ‘무조건 사살은 없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생포를 염두에 두지 않은 작전을 펼친 정황이 책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빈라덴 사살작전은 중앙정보국(CIA)의 지휘를 받아 네이비실이 주도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 공방이 다시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책 ‘만만한 날은 없다…’는 9·11테러 11주년이 되는 9월에 초판 30만 부를 판매할 예정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빈라덴 사살#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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