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박정희’ 제나위 총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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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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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 중 한 명인 에티오피아 멜레스 제나위 총리(사진)가 57세를 일기로 20일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이 21일 베레켓 사이먼 에티오피아 공보장관의 말을 인용해 “제나위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국영TV는 “제나위 총리가 브뤼셀의 한 병원에서 두 달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감염으로 갑자기 숨졌다”고 보도했다. 제나위 총리는 7월 중순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도 불참해 중병설이 나돌았다.

제나위 총리는 생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며 한국의 ‘경제 기적’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6·25전쟁 종전 이후 처음으로 참전국인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두 정상은 에티오피아가 한국의 경제계획을 본받아 농업 섬유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5개년 계획을 논의했다.

김종근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나위 총리가 새마을운동 관련 DVD를 구해달라고 부탁해 구해줬다”며 “한국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그의 ‘한국식 개발정책’ 등으로 에티오피아는 최근 8년 동안 연 10% 이상 고도성장했다. 올해 3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제나위 총리는 에티오피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확대하는 방안에 뜻을 같이했다. 제나위 총리는 2010년 방한해서는 “새마을운동은 희망이 없는 아프리카에 희망을 준다”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1991년 군사정권을 축출한 뒤 1995년까지 5년간 대통령을 지낸 데 이어 17년째 총리로 재직하면서 반(反)테러법 도입 등으로 반체제 인사와 정부 비판 성향의 언론을 탄압한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에티오피아#제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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