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피하려 성형수술 하는 청소년 이렇게 많다니…

  • Array
  • 입력 2012년 7월 30일 18시 55분


코멘트
14세 소녀 나디아 일스(Nadia Ilse)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다. 이제 더 이상 친구들이 '코끼리 귀(Dumbo)'라고 놀릴 것 같지 않다. 성형수술 덕이다.

일스의 학교생활은 끔찍했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남과 다른 귀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감이 됐다.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숨어 지내려 했다. 일스는 10세 때부터 기형인 오른쪽 귀를 고쳐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수술비가 비싸 딸의 귀를 고쳐 주지 못했다.

14세가 돼서야 일스는 그렇게도 바라던 귀 성형 수술을 받았다. 얼굴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무료로 성형수술 기회를 제공하는 '리틀 베이비 페이스 파운데이션(Little Baby Face Foundation)'의 수술 대상자에 뽑힌 덕이다. 4만 달러(약 4500만 원)로 추정되는 수술비 전액을 재단이 부담했다.

일스의 사연이 최근 CN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외모 탓에 집단 따돌림(이른바 '왕따')을 당하는 청소년들의 성형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일스가 주목받기 몇 개월 전, 니콜렛 테일러(13·Nicolette Taylor)의 사연이 ABC 방송 '나이트라인'에 소개됐다. 비 정성적인 코를 가진 그녀는 학교는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놀림을 당하자 코 성형 수술을 감행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 사만다 쇼우(7)의 사례가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생이던 쇼우 기형인 귀를 고치는 성형 수술을 했다. 수술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는 반응과 왕따를 피할 수 있다면 수술을 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성형수술을 하는 청소년의 숫자가 10년 전과 비교해 30% 정도 늘었다.
2007년 미국 청소년 약 9만 명이 성형수술을 했다. 물론 9만 명이 전부 '왕따' 때문에 성형수술을 받은 건 아니다. 하지만 왕따를 피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택하는 청소년의 숫자가 점점 더 늘고 있는 것 확실하다고 이 매체는 강조했다.

이 매체는 관련기사에서 '왕따 방지를 위한 성형수술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내야 하는가', '왕따를 피하기 위해 당신의 어린 자녀에게 성형 수술을 허락할 것인가'를 묻는 온라인 폴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시각 30일 오후 6시 현재 각각 51.95% 대 48.05%, 54.31% 대 45.69%로 '예'라고 답한 비율이 높다.

한편 지난 12월 미국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크게 증가한 교내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왕따 방지법(Anti-bullying act)' 120여개가 만들어졌다.

또한 사우스다코타, 미시간, 몬태나 등 3개 주를 제외한 미국 47개 주가 왕따 방지법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