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美 “대선 진흙탕싸움 할 때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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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로 ‘네거티브’ 자제 분위기… 오바마-롬니 유세 접고 유족 위로

미국 콜로라도 총기난사 사건이 네거티브 방식 일색이던 대선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상대방을 헐뜯는 발언이나 TV광고를 삼가고 이번 사건으로 숨지거나 다친 희생자들을 위로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사건이 난 콜로라도 주 오로라 시를 방문해 2시간 반 동안 머물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오늘 나는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이들의 아버지와 남편 자격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콜로라도대 병원에 입원한 부상자 23명을 만나 위로하면서 “흉악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조만간 관심은 사라질 것이며 우리가 기억할 것은 이번 비극으로 희생된 선량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도 지난주 말 버지니아 주 샬럿빌과 프레드릭스버그에서 열릴 예정이던 오바마 대통령 후원 집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롬니 후보도 주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22일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기금모금 행사에서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로라를 방문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이에 앞서 뉴햄프셔 주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하나가 되는 것이며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전해줄 것”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콜로라도 주는 표심이 흔들려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 주)’로 꼽힌다. 하지만 오바마와 롬니 캠프 모두 이 지역에서의 TV광고를 중단했다. 두 후보는 콜로라도 주 이외의 지역에서도 네거티브 TV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오로라 경찰은 총 세 자루를 갖고 영화관에 들이닥친 범인 홈스가 현장에서 실탄 100발을 장전한 반자동 소총을 발사했지만 탄창 스프링에 무언가 걸리면서 총알이 장전되지 않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줄었다고 밝혔다. 홈스는 지난달 25일 사격 클럽 회원에 가입하려고 신청했지만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사격장 주인이 거부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콜로라도 총기난사#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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