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부인 앤 롬니 여사(사진)가 2일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폭스뉴스와 일제히 인터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뷰 주제는 공교롭게도 모두 앤 여사가 앓고 있는 다발성경화증 투병기. 일각에서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고전하는 롬니 후보 측이 앤 여사의 다발성경화증 투병기를 내세워 유권자 감정에 호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는 것은 캠페인 초기부터 알려졌지만 본인이 얘기하기를 꺼려 병세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앤 여사는 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1998년 갑자기 몸의 중심을 잃고 손발이 마비되며 음식을 삼키기 힘든 증세로 병원에서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에 다발성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40여만 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한국은 환자가 2000∼3000명으로 미국보다는 적은 편이다.
앤 여사는 “남편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유타 주로 이사 왔을 때까지만 해도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병세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승마, 침, 반사요법 마사지 덕분에 많이 호전됐다. 하지만 올 3월 슈퍼화요일 강행군 유세 때 다시 쓰러진 뒤 과로를 피하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화 스포츠’ 논란을 빚는 승마에 대해 “건강을 찾아준 운동이다. 일부에서 색안경을 쓰고 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며 “계속 승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앤 여사는 “남편은 내가 많이 아플 때 회사에도 안 가고 침대 옆에서 나를 지켜줬고 공기 좋은 캘리포니아에 별장도 마련했다”며 “정이 없고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차분하고 똑똑한 이미지를 가진 앤 여사의 투병기는 많은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며 “캠페인 초부터 다발성경화증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고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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