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엔高 덕도 보네”… 해외서 M&A ‘싹쓸이’

  • 동아일보

상반기 262건 역대 최다

일본 기업들이 올해 들어 엔화 강세를 무기로 외국기업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한 건수는 26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인수합병 금액은 3조4904억 엔(약 49조7600억 원)으로 9% 증가했다. 2006년의 4조4681억 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무역상사가 활발하게 M&A에 나섰다. 종합상사인 마루베니(丸紅)는 미국의 곡물 대기업 가빌론을 3000억 엔에 인수했다. 미쓰비시(三菱)상사는 캐나다의 가스 개발 관련 업체의 지분을 2300억 엔에 사들였다.

일본 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주된 이유 중에는 엔화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는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달러당 800엔을 밑돌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달러당 900엔 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고 유럽은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면서 세계적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세계 M&A 시장에서 독주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체의 M&A 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20% 정도 줄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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