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에서 가장 민주적인 단체입니다. 우리의 이슬람 비전은 수정자본주의와 가까워요. 개방 경제와 사회 복지를 적절히 혼용할 겁니다.”
무함마드 무르시가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새로운 이집트의 미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무르시 대통령이 소속된 자유정의당은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내세운 정당이어서 이집트가 강경 이슬람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형제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카이라트 엘샤테르 전 의회부의장(62·사진)은 이런 걱정에 대해 “이슬람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백만장자로 형제단의 재정을 책임지고 있다. 유력한 대선 후보였지만 전과 때문에 포기하고 무르시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민주적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안에선 얼마든지 비키니 수영복을 입거나 맥주를 마셔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슬림 국가이면서 개방 경제로 경제 성장을 한 터키와 말레이시아를 언급하며 “빈민을 도우려면 부를 키워야 한다. 부가 커지면 이집트도 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과거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을 벌이며 경제활동에서 이자를 죄악시했던 형제단이 경제에 개방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1928년 이집트에서 이슬람 운동의 일환으로 설립된 무슬림형제단은 모든 문제의 해법을 경전 꾸란과 이슬람 율법을 따르며 빈민 지원 활동에 힘을 기울여 왔다. 이라크 시리아 이란 쿠웨이트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10여 개국에 퍼져 있으며 러시아 영국 등에도 지부가 있다. 이집트 내에 50만 명, 해외를 합치면 총 200만 명가량의 단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저항적 성격을 지닌 조직원들이 1948년 이집트 총리 암살,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암살 등에 가담하며 불법 조직으로 규정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시절에도 많은 단원이 감옥에 갇혔지만 탄압에 시달리던 이집트 국민에게서는 호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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