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17년 만에 좌파 정권 시대를 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취임식이 15일 엘리제궁에서 열렸다. 취임식은 간소했다.
올랑드 당선자는 이날 오전 10시 엘리제궁에 도착한 뒤 대통령 집무실에서 40분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환담했다. 이어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핵무기 사용을 명령할 수 있는 암호 코드와 기밀문서를 전달받았다. 환담을 마친 사르코지 대통령은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엘리제궁을 떠났다.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장루이 드브레 헌법재판소장의 대선 결과 발표 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모든 프랑스인이 차별 없이 함께 사는 화해와 통합의 국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설 후 내빈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그는 바깥으로 나와 의장대를 사열했으며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동거녀인 발레리 트리르바일레 씨가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전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의원은 “취임식은 전적으로 대통령을 위한 자리”라며 불참했다. 루아얄 의원과의 사이에 낳은 4명의 자녀와 트리르바일레 씨가 키우는 자녀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뒤 지붕이 없는 시트로앵 하이브리드 승용차 DS5를 타고 샹젤리제 거리를 퍼레이드 했다. 양복이 흠뻑 젖을 만큼 비가 쏟아졌지만 환호하는 시민에게 계속 손을 흔들었다. 이어 개선문 아래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에 참배하고 헌화했다.
그는 이날 오후 튀일리 공원에 있는 쥘 페리 전 총리 동상을 찾아 경의를 표했다. 쥘 페리는 3공화국의 교육장관을 지내며 의무, 무상 교육과 정교 분리 같은 현대적인 교육제도를 설립한 프랑스 교육의 아버지다. 또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가 설립한 퀴리연구소를 방문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시청에 들러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으로부터 ‘파리시민 메달’을 받은 뒤 독일 베를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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