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때 런던공무원 7주 재택근무?… 英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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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활한 행사진행 위해”
경제계 “기업활동 어떻게 하나” 비난 일자 캐머런 “확정 아냐”

“올림픽이 공무원을 놀게 해주는 구실이냐.”(영국 비즈니스 업계)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영국 정부)

1948년 이후 50여 년 만에 런던 올림픽을 치르는 영국에서 때아닌 ‘공무원 재택근무’ 논란이 일고 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픈 정부의 복안이 오히려 경제활동에 독이 될 것이란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5일 “최근 화이트홀(중앙정부)은 올림픽 시즌을 맞이해 공무원들의 ‘신축적 근무 지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런던에서 근무하는 수만 명의 관청 공무원은 올림픽 개막 1주일 전인 7월 21일부터 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는 9월 9일까지 정부가 제안하는 3가지 근무체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이 근무체제의 선택 기준이다. 정부가 제시한 방식은 △재택근무를 하든지 △도보로 사무실에 나오든지 △아니면 집에서 가까운 다른 관청으로 출근하라는 것이다. 화이트홀은 “런던의 심각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타임스는 “런던 중심가 관청으로 걸어서 출근할 거리에 사는 공무원은 극히 소수인 데다 다른 관청으로 출근하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재택근무를 하라는 조치”라고 평했다.

정부의 재택근무 추진이 외부로 알려지자 기업계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회사 대표는 “기업 활동을 하려면 관청에 협조를 구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7주씩이나 자리를 비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난했다. 영국 상공인연합회도 “정부의 재고를 요구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비난이 거세지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업계와 상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런던올림픽#공무원#재택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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