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옛 ‘동거녀’와 주고받은 연애편지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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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 철학, 문학 심취하고 정체성 찾던 오바마 회고
오바마 연애시절, 인터뷰 바탕으로 한 책 출간

1995년에 펴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는 그의 젊은 시절 여자친구 얘기가 잠깐 등장한다.

콜럼비아 대학을 다닐 무렵 사귀었다는 이른바 '뉴욕 여자친구'이다. 흑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연극을 함께 보고 소감을 얘기하다 의견차로 서로 다퉜다는 일화와 함께 묘사된 백인 여자친구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내가 사랑했던 뉴욕에서의 한 여성. 검은 머리, 파란 색 눈을 가졌고, 낭랑한 목소리의 백인 여성이었다. 거의 1년동안 만났고, 주말마다 나나 그녀의 아파트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적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여자친구의 외모만을 묘사했을 뿐 그녀의 이름을 자서전에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잡지 배니티 페어의 작가 데이비드 마라니스가 오바마 대통령과 실제 그의 대학시절 여자친구 2명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펴낸 '버락 오바마 : 스토리'에서 그 '백인 여자친구'의 실명이 공개됐다.

이달말 발매될 이 책의 내용을 사전에 파악해 2일(현지시간) 보도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대학시절 여자친구는 알렉스 맥니어, 즈네비브 쿡이라는 이름의 백인 여성이다.

맥니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의 옥시덴탈 칼리지를 다닐 당시 사귀었던첫 사랑이고, 쿡은 오바마 대통령이 콜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직후 동거하기도 했던 여자친구이다.

이 책은 오바마 대통령과 이들이 주고받은 러브 레터, 연애시절 일기 등을 입수해 소개했고, 두 여자친구가 회상한 대학시절 '연인'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도 담겨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가 마라니스와 인터뷰에서 자서전에 등장한 '뉴욕 여자친구'는 뉴욕 시절 사귀었던 즈네비브 쿡이나 특정한 여성이 아니며, 그가 사귀었던 백인여자친구들과의 일들을 상징하는 압축적 일화라고 말했다.

마라니스는 이 책에서 "오바마는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 묘사한 '뉴욕 여자친구'는 백인 여자친구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인종적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택한 일화"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인터뷰에서 "책 속의 일은 일어났던 일화이기는 하지만 결코 (뉴욕 시절 사귀었던) 즈네비브와 사이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었다"며 "그 얘기는 내가 백인 여자친구와의 관계속에서 빚어졌던 일들을 표현하는데 유용한 사례로서 압축적으로 드러낸 사례일뿐"이라고 말했다.

마라니스의 책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학시절 고민을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옥시덴탈 칼리지 재학 당시 오바마와 맥니어 사이에 주고받은 연애편지들은 주로 철학과 문학 얘기로 가득차 있다. 맥니어는 대학 문학지 편집장이었다.

맥니어는 "오바마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뒤집어도 생각해보면서 정말 골똘히 뜯어 고민하면서 모든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보았고, 결국 정확하고 명쾌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회상했다.

맥니어는 당시 20대 초반의 오바마는 인간의 자유의지 등 실존적 문제에 대한 대화를 즐겼고, 특히 백인 어머니와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에서 비롯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책에 소개된 오바마와 쿡 사이의 연애는 보다 로맨틱하다.

쿡의 당시 일기에는 "버락이 오늘 처음으로 침대 모서리에 앉았다"는 표현으로 가까웠던 둘 사이를 그린 내용이 나오고, 당시 젊은 오바마의 지적이고 총명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묘사한 내용도 등장한다.

쿡은 당시 오바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 매우민감하게 생각하는 청년이었고, "그 시기는 버락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스스로 싸우던 때였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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