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발사에 1조원 쓰면서, 北 공식 홈페이지엔 고작 15달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0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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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웹디자이너 탬플릿 구입해 제작

미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웹디자이너 로버트 웨스트모어는 북한 정권의 새 홈페이지를 자신이 디자인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미 폭스뉴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는 인터뷰를 통해 "정말 몰랐다. 솔직히 난 북한에 웹사이트가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악명 높은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은 실패한 로켓 발사에는 수억 달러를 쓰면서 다른 분야, 특히 웹 디자인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실제 북한은 국가 홈페이지(korea-dpr.com)를 새로 디자인하는데 고작 15달러를 썼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한 대학생에 의해 우연히 알려졌다.

포드햄대학 2학년 재학 중인 마이클 디타나는 북한의 프로파간다(선전활동)에 대한 수업과제를 하던 중 북한의 홈피가 불과 수개월 전에 새로 디자인된 사실을 발견했다.

컴퓨터공학 전공인 그는 북한의 공식 홈피가 웨스트모어의 15달러짜리 블랜더 탬플릿을 이용한 것임을 쉽게 알수 있었다.

디타나는 "한눈에 이 사이트가 구입한 탬플릿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소스 코드를 제대로 지우지 않아 사이트 원본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남겼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이 사이트는 북한을 외부세계에 알리는 공식적으로 승인된 얼굴 역할을 해왔다.

사이트를 제작한 조선일이라는 사람은 폭스뉴스에게 자신이 북한의 명예시민이며 공인된 대변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이트 접속건수는 월 평균 1200만 히트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조선일은 ThemeForest.com 이라는 사이트에 일반 구입용 템플릿을 올려놓은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로버트 웨스트모어에게 15달러를 주고 템플릿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템플릿은 주로 워드프레스나 블로거의 개인 블로그용이지 정부나 국제기구에 쓰이는 것은 아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북한이 공식 홈피를 만드는데 캘리포니아 출신 젊은이의 탬플릿을 사용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아마도 예산문제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알레잔드로 카오 데 페레즈로 알려진 조선일은 북한 측 고위 인사의 허락 하에 2000년 북한 최초의 웹사이트 개발을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엄격한 검열과 선전 프로그램으로 악명높은 북한이 웹사이트를 만든 것은 대부분 인터넷 접속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해외에 북한의 기본 정보를 알리고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목표는 한달에 100달러 수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북한 공식 홈페이지에 대한 검색 순위를 높이는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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