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때아닌 ‘전업주부 공방’

  • 동아일보

민주 전략가 롬니부인 겨냥 “하루도 일해본적 없는 여인”
앤 롬니 “5명 양육이 쉬운줄 아나” … 트위터 통해 반박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전업주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주로 여성문제를 다루는 전략가인 힐러리 로젠 씨(54)는 11일 CNN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부인 앤 롬니 씨(63·사진)를 겨냥했다. 그는 “앤 롬니는 평생 하루도 일해본 적이 없어 미국의 대다수 여성이 부딪히고 있는 경제 문제를 겪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앤 씨가 사회활동을 병행하지 않아 미국 여성들의 고충을 모른다고 비판한 것.

이에 앤 씨는 “나는 집에서 5명의 남자아이를 키우는 것을 선택했다. 그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믿어 달라”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로젠 씨의 발언이 전업주부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판단한 민주당 측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어머니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모든 여성은 (직업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패트릭 게스퍼드 이사는 “로젠 씨는 현명한 민주당 전략가이지만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로젠 씨는 12일에도 “대부분의 미국 여성은 자식을 키우면서 동시에 일을 한다”며 앤 씨를 계속 공격했지만 민주당 내의 비판에 이어 미셸 여사의 트윗까지 등장하자 “앤 씨를 비롯해 (내가 한 말에) 불쾌감을 느낀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쟁이 여성 지지율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19%포인트 차이로 뒤져있던 롬니 전 주지사가 여성 표를 끌어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최근 여성인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검토하는 등 여성 표를 겨냥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美대선#전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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