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미국의 선택, 백인 巨富 롬니냐 흑인 엘리트 오바마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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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당 샌토럼 경선 포기… 양당 대선 후보 사실상 확정

롬니(왼쪽), 오바마(오른쪽)
롬니(왼쪽), 오바마(오른쪽)
릭 샌토럼 전 미국 상원의원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2012년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롬니 후보 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샌토럼 후보는 이날 자신이 상원의원을 지낸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며 “11월 6일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가족을 데리고 나와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유전병을 앓고 있는 막내딸 이사벨라가 또다시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이 275명으로 롬니의 절반(65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경선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텃밭인 펜실베이니아 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24일)에서도 롬니 후보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53세라는 젊은 나이여서 2016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경선이 지루하게 이어질 경우 네거티브 공방으로 상처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가 많아 그의 사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직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론 폴 하원의원이 경선 후보로 뛰고 있지만, 롬니 후보에게 역전승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사실상 후보가 된 롬니 후보는 공화당 내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어 당내 보수파들의 지지를 규합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이로써 11월 미 대선은 아웃사이더 출신의 흑인 엘리트인 오바마 대통령과 전형적인 백인 주류 출신의 거부(巨富)인 롬니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연설에서 “특정 자리에 오르려는 일부 인사가 공정하게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롬니 후보를 겨냥했다. 사모펀드 최고경영자 출신인 롬니 후보의 개인 소득세율이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훨씬 낮은 13.9%에 그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롬니 후보는 경선 유세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실책이 미국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사람으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해왔다.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이번 대선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오바마와 롬니 양자 구도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줄곧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5일부터 8일까지 11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장 선거가 있을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51%로 롬니후보(44%)에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문제를 누가 더 잘 다룰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롬니 후보가 47%로 오바마 대통령(43%)보다 앞섰지만 정치 사회 등 다른 부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후보를 크게 앞섰다. 또 호감이 가는 인물과 보다 진취적인 인물로 오바마 대통령이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섰고 중산층 보호와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외교안보 사안과 여성 정책에 대해서도 크게 앞섰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오바마 대통령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미국경선#후보#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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