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미군, 민간인에 총기 난사… 16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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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부대 몰래 빠져나와 민가 3곳 습격후 다시 귀대
어린이 9명-부녀자 3명 희생 ‘꾸란 소각’후 反美최고조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주둔한 미군 병사가 11일 민간인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16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사망자 중에 어린이 9명과 부녀자 3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바그람 미군기지에서 미군이 꾸란을 불태운 사건으로 불거진 아프간 내 반미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른 미군은 11일 밤 부대를 빠져나와 인근 민간인 집 세 채에 총격을 가한 뒤 부대에 복귀했다. 총격이 벌어진 곳은 전통적인 탈레반 무장세력의 근거지였던 곳으로 2010년에는 미군과 탈레반의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 헌병대는 사건 직후 해당 병사를 체포해 범행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성명을 내고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과 관계된 모든 가족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칸다하르 주 정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사망자가 최소 3명이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사망자가 15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미군 병사가 한 집에서 11명을 살해한 뒤 두 번째 집으로 가 4명을 더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꾸란 소각 사건 이후 아프간 전역에서 25일부터 격렬한 시위가 발생해 수도 카불의 아프간 내무부 청사 안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제안보지원군 소속 미군 장교 2명이 살해됐다. 꾸란 소각 이후 현재까지 미군 5명과 아프간인 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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