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선거부정 있었을 것이나 영향은 1% 미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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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에서 63%대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7일(현지시간) 투표 부정 가능성을 거듭 인정하면서 그러나 선거 결과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총리실 출입 여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그처럼 대규모로 자신의 의지를 표시하러 왔을 때는 어쨌든 위반이 있을 수 있으며 아마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선거 결과에) 수백 분의 1%, 아니면 1% 정도의 영향 밖에 미칠 수 없으며 그 이상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하루 전 모스크바 국립법률아카데미에 차려진 선거상황 센터를 찾아 예비 법률가들과 면담하면서도 "위반은 당연히 있었다. 모든 위반을 찾아내 깨끗하게 만들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어 한 번도 야권과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그들로부터 국가 발전을 위한 건설적 행동 프로그램을 기대한다며 그래야만 그들이 정치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야 야권은 (정부가 제안한 정당 설립 간소화 등의) 개혁 조치를 이용해 정치 시스템 안으로 들어온 뒤 자신들의 요구뿐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한 제안들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래야만 실질적 정치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 "야권이 지역 유권자들이나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제안이 매력적임을 증명하고 사람들이 그들을 믿을 때만 실질적 정치 세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이날 이번 대선에서 3위에 오른 재벌 출신의 무소속 후보 미하일 프로호로프를 새 정부에서 기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하일 드미트리예비치(프로호로프)는 신중한 사람이고 훌륭한 기업인"이라며 "만일 그가 원하면 새 정부에 기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또 2~3일 안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차기 내각 구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우선 두 사람이 이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구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이밖에 자신의 대선 출마와 승리를 가족들은 기뻐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가족(부인과 두 딸) 가운데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하면서 "이는 민감한 문제라 공개적으로 얘기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를 완료한 결과 푸틴이 63.60%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그 뒤를 이어 최대 야당인 공산당 당수 겐나디 쥬가노프가 17.18%로 2위, 재벌 출신 무소속 후보 프로호로프가 7.98%로 3위,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6.22%로 4위, 중도 좌파 '정의 러시아당' 후보세르게이 미로노프가 3.85%로 5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편 이날 독립적 선거감시 기구인 '유권자 동맹'은 기자회견을 통해 참관단의 집계에 기초한 자체 개표 결과 선관위의 공식 발표와는 달리 푸틴이 53% 득표율을 보였으며, 프로호로프가 16%를 득표했다고 주장했다.

유권자 연맹은 일부 지역의 개표 결과 보고서가 위조되는 등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이번 대선 결과를 정직하고 공정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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