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D-6… “맘엔 안 들지만 푸틴 말고 누가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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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상승… 1차투표서 무난히 당선될 듯

엿새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대선(3월 4일)에서 이변이 없는 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재집권이 유력해지고 있다. 지난해 추락을 거듭했던 지지도가 최근 66%까지 치솟으면서 푸틴이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둬 3선 야망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최근 유권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66%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출마한 푸틴 총리를 지지한 것으로 24일 발표됐다. 최대 야당인 공산당 후보 겐나디 주가노프는 15%의 지지에 그쳤다. 극우민족주의 성향인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재벌 출신 무소속 미하일 프로호로프, 중도 좌파 세르게이 미로노프 후보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불과했다. 앞서 17일 브치옴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푸틴의 지지율은 54.7%인 반면에 주가노프는 9.2%에 그쳤다.

지난해 말 총선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지면서 푸틴의 지지율은 30%대까지 추락했다. 이 때문에 푸틴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상위 1, 2위가 겨루는 2차 결선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푸틴의 지지율은 올 들어 다시 올라가기 시작해 1월 말 50%대를 돌파했다. 특히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지지도가 더욱 상승하고 있어 푸틴이 막판에 따라잡힐 확률은 희박하다. 전문가들은 푸틴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대안이 될 만한 ‘대항마’가 없다는 현실론이 퍼지면서 표심이 푸틴 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은 우파 성향의 자유주의 정당 ‘프라보예 델로(올바른 일)’도 24일 푸틴 지지를 선언했다.

푸틴은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현직 총리의 이점을 이용해 ‘퍼주기 식 공약’을 쏟아내는 한편 과거 집권시절의 정치·사회적 안정을 내세워 지방과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또 국영TV를 자신의 선전 활동에 적극 이용하고 비판 언론에 대한 보복 수사를 벌이는 등 반(反)푸틴 성향의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

러시아 대선은 16일 해외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부재자 투표가 시작됐다. 부정 선거 의혹을 없애기 위해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투표소에 20만 개의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2000년부터 8년간 대통령을 연임했던 푸틴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2008년 개헌으로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임기에 따라 2018년까지 크렘린궁의 주인이 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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