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2차 구제금융 집행… 그리스 ‘숙제 1개’ 남아

  • 동아일보

정치권 약속이행 문서 서명 안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 의회가 12일 국제사회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33억 유로의 재정 긴축안과 채무조정 양해각서(MOU) 승인안을 찬성 199표, 반대 74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5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패키지안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 그리스 디폴트 위기는 일단 한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의회의 12일 결정으로 지난주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보류하면서 요구했던 세 가지 조건 중 △3억2500만 유로의 재정적자 감축계획 확정 △의회의 긴축안 승인 등 두 가지가 이뤄졌다. 하지만 정치권이 4월 총선 이후에도 긴축안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약속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는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2일 독일 주간지 빌트암손타크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이젠 더 밑 빠진 독이 될 수 없다. 그리스가 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압박했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은 13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2000억 유로 중 1000억 유로에 대해서는 민간채권단이 장기 저리 채권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삭감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의 160%인 그리스 부채를 2020년까지 120%로 낮출 계획이다.

한편 의회의 긴축안 승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 7개 도시에서 열렸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10만여 명이 참여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해 5개의 은행지점을 포함해 48개 건물이 불에 탔다. 또 시위대 70여 명이 부상하고 수십 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