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의 대명사로 통하던 소니는 지난해 순손실이 2200억 엔(약 3조3000억 원)으로 당초 예상인 900억 엔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4년 연속 적자인 데다 역대 3번째 규모다. 간판사업이던 TV 부문에서는 8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4월 차기 사장에 오르는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상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파나소닉도 지난해 7800억 엔의 순손실이 예상돼 역대 최악이던 2001년 적자 폭(4277억 엔)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히타치제작소가 2009년 기록한 일본 전자업체 역대 최대 연간 적자 폭인 7873억 엔에 육박하는 규모다. 샤프는 지난해 2900억 엔의 순손실이 예상돼 역대 최대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NEC는 1000억 엔, 게임기 업체인 닌텐도는 650억 엔, 자동차업체인 마쓰다는 1000억 엔의 순손실을 예상했다.
실적 악화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NEC는 국내외에서 연내 1만 명을 줄이기로 했다. 전자부품업체인 TDK는 국내 7개 공장을 폐쇄하고 1만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앞으로가 더 위기라는 진단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이대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 연구개발(R&D)과 생산설비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해 일본의 상품 경쟁력이 거듭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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