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도 경선… 오바마 싱거운 압승행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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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 없어 사실상 단독출마
뉴햄프셔선 당원 18% “반대”

“오바마 압승!”

2012년 미국 대선 결과를 뜻하는 게 아니다. 세인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조용히 치러지고 있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가고 있다.

언론의 관심은 오로지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쏠려 있지만 민주당도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경선을 실시했다. 경쟁후보가 없어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일찌감치 내정됐지만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당원 6만996명이 투표해 이 가운데 4만9480표(81.9%)를 얻었다. 뉴햄프셔 주에선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후보 13명이 민주당 경선후보로 출마했다. 뉴햄프셔 주에선 공탁금 1000달러와 500명의 지지자 서명을 받으면 후보로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거나 특정 주장을 알리려고 출마한 후보가 적지 않았다.

이날 뉴햄프셔 주 투표소에선 공화당원뿐 아니라 민주당원들도 나와 투표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81.9%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은 미국 언론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사실상 단독 후보였지만 민주당원 5명 가운데 1명이 오바마에게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당시 공화당원은 18만8000여 명이 투표했지만 민주당원은 6만996명만이 투표장을 찾았다.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 경선에 공화당 후보 이름을 써낸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 투표용지 명단에 없는 후보 이름을 직접 기입해 지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데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공화당 후보인 론 폴 하원의원이 2273표를 받았고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808표를 각각 얻었다. 이런 식으로 공화당 후보 이름을 기입한 민주당원 표는 모두 5908표로 전체 투표자의 9.9%나 됐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원이거나 중립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가 이날 민주당원으로 등록하고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석해 공화당 후보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3일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민주당원들은 투표소에 모여 오바마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듣고 박수를 치는 형식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남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에서도 투표가 이뤄지지만 오바마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여서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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