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집트호’ 순풍이냐 역풍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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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498명 뽑는 총선 투표 시작… 군부 선거 강행 속 참여율 촉각

28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4시) 이집트 하원의원을 뽑는 총선이 시작됐다.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퇴진 이후 약 9개월 만에 민주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셈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집트의 안정적인 민주화 과정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가 ‘6개월 내 민정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군의 권한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둔 18일부터 군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매일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높아지면 2012년 6월 말까지 대선을 실시해 민간에 권력을 넘기겠다는 군부가 다시 한 번 신임을 얻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군부는 선거 강행을 결정한 뒤 수천 개의 투표소에 군과 경찰을 배치했다.

이집트 총선은 의회(하원) 의원과 슈라위원회(상원) 의원을 뽑는 선거로 나뉘어 전국 27개 주에서 9개 주씩 3단계에 나눠 실시된다.

28일 시작된 하원 선거는 선거구에 따라 1차(11월 28∼29일)와 2차(12월 13∼14일), 3차(내년 1월 10∼11일)로 나뉜다. 선거를 통해 498명이 선출된 뒤 군최고위원회(SCAF) 위원장이 추가로 하원의원 10명을 임명하면 모두 508명이 하원의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선출직 498석 가운데 3분의 2는 정당별 비례대표제로, 나머지 3분의 1은 정당과 상관없이 개인이 후보로 나선 ‘개인후보제’ 방식으로 선출된다. 유권자는 선호 정당 1개와 개인후보자 2명을 투표한다. 하원 선거 결과는 내년 1월 13일 발표된다.

총선에는 50개 이상의 정당이 참여했다. 최대 야권인 무슬림형제단이 4월에 창당한 이슬람온건주의 정당인 ‘자유정의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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