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 “형제의 나라에 도움 요청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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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 한국이 보내준 따뜻한 구호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10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터키 대사관에서 만난 나지 사르바쉬 터키 대사는 지난달 터키 동부지역을 강타한 지진 이후 한국이 내민 도움의 손길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10월 23일 터키 동부 반시에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약 600여명이 숨지고 2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일 밤, 반 시 인근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또 다시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은 10일 보도했다. 지진이 일어난 후 여러 나라에서 구조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지만 터키는
현지에서도 인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정중히 제안을 거절했다.
사르바쉬 대사는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가장 필요한 세 가지는 겨울 날씨를 견딜 수 있는 텐트와 천막 집, 그리고 컨테이너 하우스"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터키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등 겨울 초읽기에 들어가 컨테이너 하우스 설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지역에 보급된 총 6만개 텐트 가운데 2만 2000개가 해외 각국에서 보내온 것들로 한국은 텐트 100개를 지원했다.

터키 국내 모금과 외국에서 보내온 성금을 합쳐 구호성금은 총 7500만 달러(약 850억원)가 걷혔다. 공식적으로 한국 정부 측이 보낸 구호 성금은 외교통상부가 예산에서 할당해 보내기로 약속한 100만 달러(약 11억원)와 특임장관실에서 보낸 100만원을 더해 총 11억 100만원. 사르바쉬 대사는 "한국 정부가 대사관측에 '연말이다 보니 들어갈 데가 많아 100만 달러밖에 지원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기업체나 개인들, 시민단체들이 보낸 성금은 집계되지 않아 전체 모금액을 자세히 알지는 못 한다"고 말했다. 대사는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 그 자체다. 이게 바로 한국과 터키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는 예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사르바쉬 대사는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터키 수출에 관한 질문을 받고 "8월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이 방한했을때 '문은 한국에 열려있지만 한국은 이전에 터키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 한국은 여러 참가국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지금까지 3번의 협의가 이뤄진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곧 몇 주안에 4번째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며 "터키 측에서도 FTA를 빨리 결정짓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 국가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가정에 평화가 깃들어야 세계에도 평화가 있다(Peace at home, Peace at world)'는 게 터키 외교관계의 모토"라며 "팔레스타인이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 터키인 9명이 목숨을 잃은 이스라엘군의 가자 구호선 공격 건은 군이 시민을 공격한 것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란 핵개발에 대해 그는 "터키는 기본적으로 핵 확산에 반대하며 반드시 평화적인 곳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란의 이웃국가로서 우리는 항상 이란에게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은 상대국들과 대화할 것을 권고해왔다"고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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