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을 어쩌나…” 중동에 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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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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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EA “핵개발 관련작업 수행” 보고서 파장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8일 이란 핵 개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으며 핵무기 확산 방지 체제도 도전받고 있다. 중동의 강국이자 세계 3위 석유수출국인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느슨하게 대처하면 중동의 무력균형이 깨질 수 있으며 북한 등 다른 핵무기 개발국들에도 잘못된 가르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방국들의 고민은 크다.》
○ “모의 핵폭발 실험까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8일 “정보기관과 이란이 제공한 자료 등을 살펴보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발표했다. 부속서를 포함해 25쪽 분량의 보고서는 8년간 수집된 광범위한 숫자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IAEA는 그동안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 수차례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지만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2003년 이라크전쟁이 미 정보기관의 부실한 보고서 때문에 비롯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IAEA 보고서는 이란을 도운 외국인 전문가의 인터뷰를 포함하는 등 ‘정보의 신뢰성’을 별도 섹션으로 다루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특정 핵무기 실험실이나 구체적으로 핵무기가 제조되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탄두에 우라늄을 활용하고 있으며 컴퓨터를 사용한 모의 핵폭발 실험을 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핵탄두 디자인부터 기폭장치 실험까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얻기 위해 조직적이고 비밀스러운 노력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군 수뇌부의 지휘 아래 과학자들이 핵반응을 일으키는 중성자 기폭장치를 포함한 핵무기 구성 장치들의 성능을 실험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9일 국영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우리가 수행하는 핵 프로그램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 핵시설 폭격 가능성에 국제사회 긴장

이스라엘은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흘리고 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8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 상업은행과 유령회사에 대한 제재 등 추가 제재에 나서지만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독자적인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무력공습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에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식의 발언은 아주 위험한 수사”라고 말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란 핵시설이 비밀 장소에 은닉돼 타격하기 어렵고 이란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핵 개발 명분만 강화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이은 제3의 군사작전을 펼치기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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