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前 美국무 “DJ는 이상주의자, 盧는 엉뚱한 사람”

동아일보 입력 2011-11-03 03:00수정 2011-11-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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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前 美국무 회고록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이상주의자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해하기 어려운 엉뚱한 구석이 있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일 발매된 회고록 ‘최고의 영예, 워싱턴 시절의 회고’에서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내린 평가다. 라이스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2001년 1월∼2009년 1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2001년 3월 부시 행정부 출범 초기 김 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을 소개하면서 “부드러운 태도의 노정객인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대북관여정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체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이상주의자였다”고 평가했다. 또 “일부에선 김 전 대통령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김정일과의 갈등을 피하려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당시 정상회담 분위기를 전하면서 “회담은 정중했지만 우리는 북한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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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전 장관에 따르면 당시 부시 대통령은 DJ와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에 격노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던 라이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화가 난 목소리로 “워싱턴포스트를 봤느냐. 20면 기사를 당장 펼쳐봐라”며 “이 문제를 내가 풀어야 하느냐, 아니면 당신이 하겠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워싱턴포스트엔 ‘우리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접근법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김 대통령에게 전할 것’이라는 파월 장관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백악관은 전날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지만 미국은 분명히 다른 접근법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김 대통령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부시 대통령도 이 보고를 받았다.

라이스는 바로 파월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까, 아니면 당신이 풀 것인가”라며 부시 대통령이 했던 말과 똑같이 얘기했고, 파월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지만 클린턴 접근법의 모든 요소를 폐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게 과장돼 보도됐다”고 해명하고 바로 국무부에서 언론을 상대로 진화에 나섰다. 라이스는 “이 사건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까지 고통을 초래했다”며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 차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언론은 파월 장관의 워싱턴포스트 발언 때문에 이를 납득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려운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그 이전 방문 때 나에게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하며 강의를 하는 등 반미적 모습을 시사하는 발언을 때때로 했다”고 평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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