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영국 언론이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지난 26일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한국의 중도좌파가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징조이며 내년 대선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프랑스의 르 몽드 신문은 29일(현지시간) '부패척결 주도한 인물, 서울시장 당선' 제하의 기사에서 박 후보의 승리는 한국의 중도좌파가 정치무대 전면으로 복귀하는 전조로 볼 수 있다면서 이 결과는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여당 후보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 후보의 승리가 집권 여당에 모멸감을 안겼다고 평했다.
특히 박 후보는 한국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컴퓨터 백신 개발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받으면서 더욱 인기가 올라갔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르 몽드는 박 후보의 인기가 이처럼 급부상한 것은 ▲불공정 사회 심화 ▲4대강사업 ▲부정부패 만연 ▲정부의 지나친 관용주의 등에 대한 한국인의 전반적인 불만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면서 최근 큰 성공을 거둔 영화 '도가니'를 그 예로 들었다.
신문은 장애인학교 교사들의 학생 성폭행 문제를 다룬 '도가니'가 상영된 이후 들끓는 여론에 밀려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다며 많은 시민들에게 이 영화는 강자에게 관대하고 약자를 무시하는 현 한국사회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박 후보가 얻은 지지는 정부 여당에 등을 돌리면서도 야당을 신뢰하지 않는 많은 한국인들의 실망감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서울시장 선거: 아웃사이더 진입'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박 후보의 당선이 한나라당에 타격을 주는 동시에 제1야당에도 그다지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박 후보의 승리는 부분적으로는 경제적 우려가 제기되고 대통령 측근들의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의 인기도가 하락했음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1년 후 대선 후보의 성패를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당의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은 자신이 강력히 지지했던 후보가 패배했기 때문에 분명 타격을 입었다"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둔 사람은 공식적으로 정계에 입문하지 않은 안 원장"이라고 전했다.
이 잡지는 향후 대선에서 안 원장이 박근혜 의원에 도전할지, 그리고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견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전체의 정치 지형을 뒤집어엎을 것인지 등을 놓고 숨막히는 추측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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