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앙숙인 인도에 ‘최혜국(MFN)’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양국 교역 증대와 함께 60여 년간의 양국 적대 관계 해소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13일 하원에 출석해 “요즘 같은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자유무역을 권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인도에 MFN 지위를 부여한다고 보고했다. 카르 장관은 “어느 국가도 인근 국가와 갈등을 빚으면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강력한 국가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양국이 원칙적인 합의를 봤으며 다음 달 상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현재 공식 통계로 약 27억 달러인 교역액을 3년 내로 60억 달러까지 늘릴 것도 합의했다.
인도는 이미 15년 전인 1996년 파키스탄에 MFN 지위를 부여했다. 파키스탄은 섬유 등 많은 산업 분야의 경쟁력이 낮은 데다 카슈미르 영토 갈등에 따른 거부감까지 겹쳐 인도에 MFN 지위 부여를 꺼렸다. 실제로 파키스탄은 인도에 큰 폭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인도와의 개방 확대에 대해 국내 반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경제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 세계 2위 인구 대국(12억 1019만 명)이자 왕성한 성장세(올해 8% 전망)를 보이는 인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높아졌다. 앞서 양국은 상대국 기업인에게 1년짜리 복수비자를 발급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MFN 지위 부여는 1947년 양국이 각각 영국에서 분리 독립된 이후 가장 큰 무역 자유화 조치로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의 외교관들은 이번 합의가 무역 확대는 물론이고 양국 간 오랜 적대관계에도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FT는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