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옛 소련 국가들 모여라”… EU 대항 EAU 창설 제안

  • 동아일보

러시아가 옛 소련 붕괴로 흩어졌던 주변국들 일부를 다시 묶어 서유럽의 유럽연합(EU)과 견주는 공동체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4일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기고한 글에서 옛 소련 국가들이 참여하는 경제통합체인 ‘유라시아 연합(Eurasian Union·EAU)’ 창설을 제안했다. 그는 “EAU는 회원국 간 경제통화 정책을 보다 긴밀히 조율하고 완전한 의미의 경제동맹을 형성하는 초국가 조직체가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유로존이 단일통화 채택으로 통화 정책만 통합한 것에 비하면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푸틴 총리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로 대권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의 집권 이후 옛 소련 복구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총리는 먼저 내년 1월 1일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3국 간에 ‘단일 경제공동체(CES)’를 출범시킨 후 우크라이나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도 추가로 참여시키면서 협력의 수준도 높여 EAU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CES는 관세 장벽을 없애고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데 머물지만 EAU가 되면 천연자원과 인적자원 등을 결합해 긴밀한 경제정책 통합을 이루게 된다.

푸틴은 EAU가 옛 소련을 부활하려는 시도라는 서방의 비판을 의식해 “새로운 가치와 정치 경제적 기반에 근거한 긴밀한 통합은 시대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EAU와 EU는 장차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밝혀 EAU를 EU에 대응하는 협력체로 키우고 있음을 나타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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