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때린 ‘中쇼트트랙 영웅’ 왕멍, 대표팀서 잘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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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기간 음주… 나무라자 대들어

술을 마시고 감독을 때린 중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왕멍(26)이 결국 대표팀에서 잘렸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5일 “코칭스태프 폭행에 연루된 왕멍의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왕멍은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 500m와 1000m, 3000m 계주에서 3관왕에 오른 중국 쇼트트랙의 영웅이다.

국가체육총국은 “이번 일은 선수 행동 및 윤리규정을 어긴 혐오스러운 사건으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왕멍은 국내외 대회 출전도 할 수 없게 됐다. 대표팀 자격이 박탈됐다는 소식을 들은 왕멍은 “당신들의 결정 같은 건 필요 없다.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왕멍은 칭다오 전지훈련 기간이던 지난달 24일 술을 마시고 밤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왕춘루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나무라자 대들며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호텔 기물을 부수고 자해하는 소동을 벌였다. 왕멍은 “죄송하다. 나는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라며 취중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국가체육총국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왕멍의 음주 폭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왕멍은 6월에도 전지훈련 기간에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나타난 보안요원을 때려 말썽을 빚었다. 왕멍은 “보안요원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고 아무 이유도 없이 우리를 집단 폭행했다. 중국에 정의란 게 있는가”라며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했으나 이 말이 나중에 거짓으로 밝혀져 중국 국민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왕멍은 공안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내가 누군지 아느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인민의 대표다”라고 소리를 지르고 거만한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왕멍과 함께 코칭스태프 폭행에 가담한 류셴웨이도 대표선수 자격이 박탈됐고 국내외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4명은 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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