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지금]中고속철, 너무 빨리 출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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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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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서고… 단전되고… 역 건물 비 새고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에 맞춰 성대하게 개통한 징후(京호·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새로 지은 역사(驛舍) 천장에서는 물이 새고 있다.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에 폭우가 쏟아진 13일 난징 남역의 역사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졌다. 홍콩 원후이(文匯)보와 인터넷 매체인 베이팡(北方)망 등에 따르면 이날 역사 곳곳에서 물이 새 양동이로 빗물을 받아내야 했다. 지반 침하 현상도 나타나 바닥에 깔린 대리석 등이 깨지거나 금이 간 곳도 있었다. 물이 종아리 높이까지 고인 곳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 오전 10시경 장쑤 성 전장(鎭江) 남역 부근에서는 상하이(上海)에서 베이징(北京)으로 가던 G114 상행선 고속열차가 비정상적으로 급정차했다. 열차는 1시간 30분가량 지난 후에야 예비 차량으로 교체한 후 다시 출발했으며 난징 남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예정 시간보다 2시간 반가량 지연됐다.

하루 전인 12일에도 안후이(安徽) 성 쑤저우(宿州) 부근에서 전기 공급 중단으로 상하이발 정저우(鄭州)행 D182 고속열차가 멈춰 섰다. 산둥(山東) 성 짜오좡(棗莊)역에서는 G105 열차가 비정상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지연 운행해 뒤따르던 G212 열차가 벙부(蚌埠) 남역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징후 고속철도는 지난달 30일 개통한 후 불과 열흘 만에 전기 공급이 끊겨 하행선 열차가 멈춰서는 첫 사고를 냈다.

신징(新京)보가 14일 1만6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9%가 “안전과 정시 도착을 위해 다른 수단을 찾아봐야겠다”고 답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3일 평론에서 “고속철의 속도만 높여서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며 “서비스 향상, 관리 능력 제고, 안전수준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4일 징후 고속철도 사고를 보도한 한국과 일본에 대해 “남의 재난을 고소해한다”며 엉뚱하게 화살을 돌렸다. 각 방면에서 쾌속으로 굴기하는 중국이 의욕이 앞서 과속하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스스로 뒤를 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중국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사고 일지 ::

10일: 전력공급 중단 정차.
열차 19편 최대 2시간 지연 운행.

12일: 전기공급 중단으로 비정상적 정차,
열차 29편 2시간 지연.

12일: 지연 운행, 비상 정차.

13일: 역사 지붕 누수와 지반 침하.

13일: 비정상적 급정차, 원인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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