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위중? 감짝쇼?… 쿠바 방문 중 긴급수술 후 2주 넘게 모습 감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달 초 브라질에 이어 쿠바를 공식 방문하던 중 급작스레 수술을 받은 뒤 거의 20일째 쿠바에 머물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예상보다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 “9일경 긴급 수술을 받은 차베스 대통령이 여전히 쿠바 수도 아바나에 머물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본국에서도 여러 ‘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평균 1주일에 한 번은 TV 연설을 했던 그는 수술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12일 국영방송과의 인터뷰도 전화로만 했으며, 트위터에 한두 차례 형식적인 글을 올린 게 고작이었다.

이 와중에 미 마이애미 주의 한 지역신문은 “차베스의 딸과 어머니가 공군기 편으로 급하게 쿠바로 떠났다”고 보도해 대통령의 ‘중병설’을 부채질했다. 그가 받은 수술이 골반 부근 종기가 아닌 악성 종양 제거였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잘 회복되고 있다”는 원론적인 발표만 되풀이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와 세계는 대통령의 무사귀환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치료 상황이나 복귀 일정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차베스 대통령의 ‘공백’이 길어지자 세계 석유생산량 수위를 달리는 경제력을 지닌 베네수엘라의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차베스는 12년 동안 재임하면서도 특별히 후계자를 키운 적이 없다”며 “그가 없으면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엔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엘리아스 하우아)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돼 있으나 강력한 경제권을 지닌 라파엘 라미레스 석유장관이나 대통령의 친형인 아단 차베스 등 대권을 노리는 야심가가 많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의 침묵이 그가 즐기는 ‘깜짝 쇼’의 되풀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대통령이 (치료 목적이 아닌) 성형수술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 우려가 최고조에 이를 때 화려하게 복귀해 내년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전략이란 관측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