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은 소총으로 여객기 쏘는 연습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中관영언론 오인사격 조롱 “추락했다면 제2의 천안함”

‘한국군에서는 보병이 소총으로 비행기 쏘는 연습을 하는가.’

‘역사상 여객기가 오인 사격을 당한 적은 있지만 소총을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여객기와 전투기 구별이 그렇게 모호한가.’

17일 있었던 인천 강화도 해병대 초병의 민간 여객기 오인 사격 사건을 놓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20일 사용한 표현들이다. 이 신문은 이 사건을 ‘여객기 사격으로 한국의 체면을 구겼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로 다루면서 “한국의 방공(防空) 능력이 국내적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며칠 전 군인의 전투정신을 강조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신문은 “소총으로 비행기를 맞히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물으면서 “북한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김일성 장군이 소총으로 미국 비행기를 떨어뜨렸다는 내용이 있지만 요즘은 비행 기술이 발달해 소총으로 비행기를 떨어뜨리기는 점차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공산당이 발간하는 광밍(光明)일보의 웹사이트 ‘광밍(光明)망’은 평론에서 이 사건에 대해 ‘슬프면서도 우스꽝스럽다’고 논평하면서 “이번 사건이 슬픈 이유는 한국이 자국 민간 항공기를 향해 총을 발사했기 때문이며, 만약 항공기에 명중했다면 천안함 사건처럼 진상은 귀신만이 아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천안함이 남측의 실수로 침몰했다는 뉘앙스를 깔고 있는 것이다. 광밍망은 이어 이번 사태가 우스꽝스러운 이유는 ‘한국군 병사의 수준이 낮다는 점과 한국군의 지휘 계통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9일에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중국어 신문인 밍(明)보, 빈과일보, 원후이(文匯)보 등이 1면 머리기사 또는 국제면 톱기사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 가운데는 한국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거림을 담은 대목이 많다. 미국이나 일본 언론이 이 사건을 팩트 위주로 객관적으로 전달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