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8조원 이라크 신도시 수주

  • Array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건설공사 합의각서 체결

한화건설이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에 분당신도시 규모의 신도시를 짓는다. 총 72억5000만 달러(약 7조9000억 원)가 드는 대공사로, 해외 신도시·주택 건설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화건설은 25일(현지 시간)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관저에서 알말리키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과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이 신도시 건설공사 합의각서(MOA)에 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지점에 1830ha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공사로, 설계 조달 시공을 모두 맡은 한화건설은 도로와 상하수처리시설, 조경, 생활편의시설과 국민주택 10만여 채를 건설하게 된다. 신도시 조성에 17억5000만 달러, 국민주택에 55억 달러가 각각 들 예정이다. 신도시는 분당신도시(1964ha, 주택 9만7600채)와 비슷한 규모다. 다만 분당이 아파트 중심의 고밀도 주거지인 반면 이라크 신도시는 저층 주택 중심으로 지어진다.

한화건설은 10월 중 공사를 시작해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7년 뒤인 2018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공사대금의 10%를 선수금으로, 3회에 걸쳐 5%씩 15%를 중도금으로 받고 잔금은 1블록(약 4000가구)을 준공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수령하는 조건이다.

한화건설은 주택사업으로 중동에 진출하기 위해 2006년부터 알제리,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의 주요 인사가 방한할 때마다 헬리콥터를 띄워 인천 남동구에서 한화 측이 조성 중인 1만2000채 규모의 ‘인천 에코메트로’를 보여주며 신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왔다. 한화 측은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신도시 노하우 수출 1호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리의 신도시 개발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의 이번 수주 규모는 해외건설 공사 수주액 기준으로 4번째이지만 원전이나 플랜트 사업이 아닌 도시 조성, 주택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STX중공업은 18일 이라크에서 3조2000억 원 규모의 디젤발전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2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2000억 원 규모의 50MW급 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했다. 이라크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총선 이후 이라크 정국이 안정을 되찾은 데다 석유값 급등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측은 “국가 재건에 나선 이라크가 주택과 발전소를 비롯해 석유 시추, 정유시설 등 100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단계적으로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기업들에 돌아오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