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빈라덴 일기’ 해프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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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자 지겨워 비아그라 복용”… 내용 황당
美 블로거 장난으로 띄워… 일부 언론 깜빡 속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그의 감춰진 뒷모습을 드러내려는 전 세계 언론들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11일 한 블로거가 장난 삼아 띄운 ‘가짜 빈라덴 일기’를 일부 언론이 진짜로 오인해 보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 블로거인 잭 헬무스 씨는 이날 미국의 인터넷 신문인 허핑턴포스트의 ‘코미디 코너’에 올린 글에서 “미 행정부 관리를 통해 빈라덴의 일기 발췌록을 입수했다”며 황당한 내용을 게재했다. 빈라덴이 파키스탄 내 은신처로 이사하다 탁자 다리가 파손된 사실을 알고 자신의 정체를 밝혀 이삿짐업체로부터 이사비용 일부를 환불 받아낼까 고민했으며, 같은 여자와 잠자리를 계속 같이하는 것이 지겨워 비아그라를 복용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군 네이비실 공격 당일 일기에는 ‘오늘밤 이곳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 우리 집 안에 헬리콥터가 내렸다고 한다. 이야, 헬리콥터가 소리가 안 난다. 이놈들은 바보들이군. 잠깐, 이상한 놈들이 내 방으로 오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한 빈라덴 일기장 발췌록”이라며 내용을 진짜 일기처럼 보도했고, 상당수 인터넷 신문도 이를 전재했다. 연합뉴스는 5시간가량 지나서 ‘가상일기’라며 기사를 수정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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